저는 2026년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인구도 많아 다양한 이야기가 모여 있는 섬이라 여행의 시작부터 의미를 더했습니다.

첫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국립제주박물관을 먼저 찾았어요. 2001년 개관한 이곳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자료와 유물로 모아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전시하며 학술조사 연구를 하는 곳이에요.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다음 방문지는 제주4·3평화공원 안에 있는 4·3평화기념관이었어요.

이 기념관은 4·3사건으로 인한 제주도의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되었죠. 4·3의 역사는 해원되지 못한 채 수십 년간 남아 있던 상처를 말해 주었고, 진상규명과 위령사업의 흐름을 함께 보여 주었습니다.4·3사건은 1947년 발발해 1954년까지 무력충돌과 진압이 이어진 비극으로, 제주도민의 삶과 한국 현대사에 큰 흔적을 남겼다고 정리되었어요. 1995년 위령공원 계획 발표와 2000년 특별법 제정, 이후 평화공원 기공식과 2008년 기념관 개관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전시되었습니다.

공원 내 부지는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위령·추념 공간, 기념관, 어린이 체험관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었습니다.공원을 거닐다 야외 공간에서 만난 두 가지 유물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먼저 총맞은 망무석은 제주4·3 당시의 폭력을 상징하는 유물로 개인묘소에서 발견되어 기증되었다고 했고, 베를린 장벽 기념비는 냉전의 분단을 상징하는 장벽의 일부를 기증받아 세운 비석이었어요. 베를린 장벽은 1989년 붕괴되었고, 이 기념비를 통해 제주4·3의 역사와 분단된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죠.

4·3평화기념관은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의 규모로 구성되어 있었고, 6관으로 나뉜 상설전시와 다랑쉬 특별전시관이 있었어요. 각 관은 발발과 전개, 결과, 진상규명과정까지 차례로 전시를 펼쳐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제1관의 천연동굴을 모티브로 한 공간에서부터 제6관의 에필로그까지, 4·3의 상처와 회복의 이야기가 한 편의 여정으로 이어졌어요. 특히 다랑쉬 특별전시관은 다랑쉬굴의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 학살의 참혹함을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해 주었고요.

이 경험은 제주 사람으로서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